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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연주 여행 8. 지난 발자취를 찾아서 - 한국장로성가단
현직에서 일을 하던 2010년과 2011년 나는 세번에 걸쳐서
베트남에 출장을 왔었다.
우리 회사가 우여곡절 끝에 베트남에 공장을 짓기로 하고
그 공장부지로 결정한 것이
하노이와 베트남 북부 제일의 항구 하이퐁의 꼭 중간 지점인
하이증 시의 다이안 공단이었던 것이다.
처음에 온 것이 부지 선정을 하고 첫 기둥을 올리던 2010년 3월이었고
두번 째는 2011년 2월 말 준공식에,
마지막으로는 은퇴를 두어 달 남긴 2011년 11월초에
베트남공장에서 생산하던 품목과 직접 관련이 있는 생산과장과 반장을
데리고 현지 지원 겸해서 왔던 것이다.
기획지원실장으로서 공장의 해외진출 및
부지선정의 기획단계에서부터 독일의 주주사와 협의를 포함해서
상당 부분의 추진을 직접 관여했던 데다가
생산, 품질담당 공동대표이사였던 당시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공장은 나의 관할 하에 있었던 곳이기에
8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이 보고 싶었다.
그 동안에 현지 법인의 대표도 여러 번 바뀌었다.
공장 건설과 초기 안정에는 직접 공장건설을 관리한 베트남 법인 대표
김이사의 수고와 공이 컸다.
베트남의 관리들과 공단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서 공장건설을
차질없이 해내고 초기 안정화에 다대한 공을 세운 것이다.
지금의 김대표에게는 베트남에 오기 전에 연락을 했다.
하롱베이에 가는 날이 마침 월요일이라
아침에 호텔에서 픽업해주고 공장 견학을 시켜 준 다음,
성가단의 여정에 맞추어 하롱베이로 데려다 주면 좋겠다고 했더니
당연히 모셔야지요 라고 한다.
그는 내가 인사 총무 담당 중역 시절 인사과장으로
같이 일했던 데다가 베트남 공장 건설당시에는 총무와 인사를 총괄하여
현지인 채용과 대관 업무등을 하느라 이곳에 파견되어 있어서
이곳에 출장왔을 때도 만나곤 했는데
어느덧 세월이 흘러 다시 베트남에 나와 법인 대표를 맡고 있었다.
현지에 와보니 하롱베이보다는 옌뜨로 가는 편이 훨씬 나을 듯하다.
나도 옌뜨는 가본 적이 없어서 구경을 하고 싶었고
하이증에서도 하롱베이보다는 옌뜨가 훨씬 가깝기 때문에
회사에도 덜 미안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옌뜨로 데려다 주는 것으로 변경했다.
전날, 가이드와 이번 일정을 총괄하는 장로님들께
미리 양해를 구했다.
내 짐도 룸메이트인 이재덕 장로님이 책임지고
버스에 실어주겠다고 하신다.
아침에 제일 먼저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로비에서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하노이에서 출퇴근을 하는 강차장과 김차장이
약속대로 6시에 차를 가지고 왔다.
두 사람 다 수염을 기른 나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내가 은퇴 당시 강차장은 재정부대리였는데
이곳에 온지는 1년 쯤 되었다고 한다.
김차장은 베트남어 전공으로 코트라 베트남에서 일하던 중
현지에서 우리 회사에 스카우트되어서
2010~2011년 베트남에 올 때마다
하이증성 인민위원장, 부위원장, 공단 인민위원장,
공단 회장 등을 만날 때마다 동행하며 통역을 해주었다.
매우 반가워한다. 나도 물론 반가웠던 얼굴이다.
지금은 생산부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현지 생산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어를
자국어처럼 하는 김차장 같은 사람이 필요했을 터...
하이퐁까지는 새로 고속도로가 뚫렸단다.
하이증으로 가는 옛날 5번 고속도로는 말이 고속도로였지
갓길로 자전거, 오토바이, 사람들이 수시로 오르내리던 길이었다.
당시 베트남의 기사들은 출발하자마자 도착할 때까지
클락슨을 쉴새없이 눌러대어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새로운 고속도로는 차가 얼마 없으니 그럴 일이 없다.
통행료가 비싸서 대개의 베트남인들은
아직도 주로 이전 고속도로로 다닌다는 것이다.
한 시간 조금 못 걸려서 하이증에 도착했다.
눈에 익은 다이안 공단 정문,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우리 회사의 공장이다.
2011년 2월에 제 1공장 준공을 하고 생산라인들을 이전하거나
신규라인을 설치해서 생산을 하여 한국으로, 중국으로,
미국으로, 유럽으로 보내기 시작한 지 벌써 8년.
미리 차에서 이야기는 들었지만 지금은 2공장까지 연결해 지었다.
2011년 11월 출장시에 약 400명이던 현지 인원이
이제 1700명에 가까운 인원으로 늘었다고 한다.
공장 안은 어디나 그렇듯 촬영금지이다.
대표실에서 현황 프리젠테이션을 받고
공장 견학을 한다.
10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1.2 공장이 들어서고
3공장 부지만 공터로 남아 있다.
현직에 있을 당시 본사로 연수왔던
베트남 대졸 신입사원들과 면담을 하고 식사를 했을 때
그들의 반짝이던 눈망울들이 아직도 기억난다.
매우 적극적이고 배우려는 의지가 몸에서, 눈에서
강하게 뿜어져 나오던 그들이었다.
흡사 70년 대에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의
우리 모습같이 느껴졌던 그들이었다.
베트남은 지금 한참 자라나는 국가이다.
국민의 평균연령도 한창 젊은 나라이다.
개혁개방(도이모이)의 효과가 한창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와 일본과의 관계가 나빠진 영향도 있기는 하지만
일본으로 몰릴 관광객들은 방향을 베트남으로 바꾸어서
최근에는 어마어마한 한국 관광객들이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김대표와 공장을 한바퀴 둘러 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공장관리의 기본은 3정 5S이다.
공장은 기대에 걸맞게 청결했다.
생산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고 생산성도 괜찮다고 한다.
공장 내부 하나하나 여기에 설명할 필요는 없다.
견학을 끝내고 로비에서 사진을 한 장 찍어 본다.
어지간하면 점심식사라도 하고 가시라는 말이 고맙지만
다음 일정이 있으니 그러기가 곤란하다.
지나치면서 파견 직원들 얼굴 한 번씩 본 것으로 작별을 고했다.
두어 시간의 견학을 마치고 사진 두세 장 남긴다.
1공장 앞...
가운데 검은 부분을 경계로 2공장을 붙여내어 지었다.
왼쪽이 2공장, 오른 쪽이 1공장이다.
작별인사를 하고 김대표만 잠시 차를 같이 타고 밖으로 나왔다.
이 주위에 협력업체 여러 곳이 따라 나와 있는데
마침 오늘 공장 기둥을 처음 올리는 공사를 하는 곳이 있어서
잠깐 같이 가보기로 한 것이다.
공사책임자들도 모두 옛날 부하직원들이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현황 이야기를 듣고 돌아선다.
역시 아쉬워한다.
식사라도 같이 하기고 가시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쁜 그들의 시간을 더 빼앗는 것이
옳지 않기도 하고 나도 옌뜨로 가야하니 그만 작별하였다.
옌뜨까지 운전해 준 현지인 기사도 출장 올 때마다
운전을 해주던 친구였다.
반갑게 인사는 했지만 그 다음은 말이 안 통하니
옌뜨로 가는 내내 바깥 풍경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이곳에 늘어난 일자리는 원래는 국내에서 늘어났어야 할,
우리 젊은이들이 차지했어야 할 자리들이었다.
그러나 국내의 인건비와 노동 조건으로는 경제성이 없어서
이 베트남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
20 몇년 간 사측 임금 및 단협 협상위원으로,
또 산별노조가 된 이후에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기지부의 사측 협상대표로서도
협상에 임했던 나는 이렇게 된 연유를 너무 잘 알고 있다.
협상테이블에서 수도 없이 경고했던 사태가 현실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산업이 어떨게 될 것인지
걱정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옌뜨에 도착한 시간이 생각보다 좀 이르다.
매점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조금 있으니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가 도착한다.
옌뜨 주차장에서...
계속합니다.
다음 블로그 '옛정자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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